제법 완연한 봄 기운이 찾아온 5월입니다. 아직 코로나 19에 답답하고 지친 분들도 많으시죠?
지난 차디찬 겨울을 이겨내고 꽃을 피워내는 나무들처럼, 지치고 힘든 일상일지라도 이겨내 시기를 바라겠습니다.
이번 글부터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시사점과 교훈에 대해 정리를 해보고자 합니다.
대 침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번 2021년 아카데미 시상식의 강력한 작품상 후보 중 하나인 클로이 자오 감독의 <노매드랜드>는
2007년~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직장과 집을 잃고 떠돌이가 된 여주인공과 주변인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제 10년이 넘게 지났지만 과거 1930년대 대공황에 대응해 대 침체(Great Recession)이라는 용어로 불릴 정도로
글로벌 금융위기는 세계 경제에 많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1930년 전 세계적인 전쟁을 촉발시킨 대공황보다 강도가 약하기는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우리 삶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것은 간과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경제 주체들의 합리성에 대한 반성
우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교훈 중 하나는 경제 주체들이 생각보다는 합리적이지 않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공부하는 경제학은 인간을 합리적인 존재로 전제하고 있습니다. 즉 사람들은 경제 활동을 할 때 가능한
큰 만족을 누리기 위해 행동한다는 것을 전제합니다. 즉, 효용(Utility)을 극대화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보이지 않는 손'이라는 개념을 선보이며 경제학이라는 학문을 새롭게 정립한 애덤 스미스, 한계효용이론을 내세워
미시경제학이라는 분야를 정립한 알프레드 마셜 이래 경제학은 기본적으로 인간은 합리적인 존재라는 점을 기본 전제로 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모든 경제학자들이 100% 이 전제에 동의한 것은 아니었고, 소스타인 베블런 등 이를 비판한 제도주의 경제학 등이 나타나기도 했지만 그 전제는 쉽게 변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는 인간의 비합리성이고 모순적인 부분들을 가장 많이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이런 부분은 미국의 경제를 상징한다고 할 수 있는 뉴욕 월스트리트 등에서 벌어졌습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가장 큰 비판을 받은 것 중 하나가 효율적 시장 가설(Efficient Market Hypothesis, EMH)입니다.
미국의 신고전학파를 대표하는 시카고대의 유진 파마 교수가 제창한 이 이론은 금융자산의 가격은 그 가치와 관련된, 입수 가능한 정보들을 반영한다고 하고 전제하고 있습니다.
시장은 합리적이고 효율적이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시장 대비 초과 수익을 얻더라도,
그 수익이 영원하지 않고 결국에는 원래의 가치만큼 돌아간다는 것을 말합니다.
때문에 초과수익률을 지속적으로 얻기가 쉽지 않으며, 동시에 시장에서는 금융상품의
가격이 시장의 정보를 반영하게 되므로 거품은 쉽게 끼지 않게 됩니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효율적 시장 가설은 허점을 드러냈습니다.
대표적으로 장기 주택 모기지 채권들이 헐값으로 나와도 시장에서는 이 물건을 사거나,
혹은 대출을 연장해주려는 기관이 없어 많은 금융회사들이 구제금융을 받아야 하는 신세로 전락했습니다.
효율적 시장 가설대로라면 결코 발생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구성의 오류에 대한 반성
아울러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는 '구성의 오류'에 대한 반성을 촉발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구성의 오류란 어떤 전체에 속한 개별 주체들이 합리적인 결정을 하더라도, 전체로 보면 그 결정이
상당히 비합리적이며 전체의 안정성을 크게 해칠 수 있다는 이론입니다.
대표적인 것이 금융회사들의 파생상품 투자입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하기 직전까지 신용디폴트스왑(CDS).
부채담보부증권(CDO)등의 금융상품은 금융회사에게 큰 이익을 주는 상품이었습니다. 때문에 보험사, 은행 등 여러
회사들이 너도나도 해당 사업을 키우는 데 열중했고, 실제로 금융위기가 터지기 전만 해도 파생상품 투자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였습니다.
하지만 2008년 금융위기 당시 금융기관들의 지나친 파생상품 투자는 전체 금융 시스템 안정성을 크게 해치는 것이었고,
주택 시장이 급격히 무너지면서 대부분의 금융기관들이 파산하거나 구제금융을 받게 되는 신세로 전락합니다.
즉, 기업들 입장에서는 주주와 기업의 이익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최선의 전략이었지만,
시스템 전체로 보면 불안정성을 심화시키는 구성의 오류, 바로 그 자체였던 것입니다.
다음 글에서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어떤 교훈과 시사점을 우리에게 주고 있는지를 더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모두 건강 조심하시고 다음 글에서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