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글에서는 지난 번 일본, 중국에 이어 우리나라는 어떻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파고를 넘었는지에 대해 짚어보고자 합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의 모범생
기본적으로 우리나라는 수출 주도형 국가로 대외 경제의 여건에 많은 영향을 받는 만큼 글로벌 금융위기의 영향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는 없었습니다.
단, 나중에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한 대응을 평가해보면 우리나라는 모범생에 속합니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다른 나라에 비해 충분했던 재정여력을 적극 활용했고,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꾸준히 수출을 이어나갔습니다.
월스트리트 저널의 2012년 기사에서 우리나라가 '신흥국 위기의 최종 승자'라고 한 표현이 괜히 나온 말은 아닙니다.
실제로 우리금융연구소의 연구 결과 우리나라의 경제 회복력은 무려 0.71로 G20 국가 중 6위를 차지했습니다. 여기서 1보다 높으면 금융위기 때보다 높은 성장, 1보다 낮으면 금융위기 이전보다 낮은 성장을 기록했다는 뜻입니다.
우리나라 역시 큰 타격을 입었지만, 높은 순위를 보여주며 우리나라의 건실함을 보여주었다 할 수 있습니다.
우선 2008년 우리나라는 금융위기에 대비하기 위해 11.4조 원의 예산을 긴급 편성해 일자리 지원, SOC 사업 및 중소기업 지원 등에 적극적으로 나섰습니다.
아울러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계속되는 모습을 보이자 서민 생활 안정과 일자리 지원을 위한 29조 원의 추경 예산을 편성해 적극적으로 집행했습니다.
참고로 이 때 집행된 29조 원은 당대 최대 규모의 추경액이었습니다.
다른 나라들과 마찬가지로 이 과정에서 세제 개편도 이뤄졌습니다. 종합소득세율이 2010년까지 단계적으로 2%가량 인하되었으며, 법인세율도 13~25%에서 10~20%로 인하되었습니다.
또한 주택 소유자들의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종합부동산세도 완화되었습니다.
미국과의 300억 달러 규모의 통화스왑 체결, 위기의 구원투수가 되다
특히 우리나라의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중요하게 언급되는 것은 통화스왑입니다. 통화스왑은 쉽게 말해 우리가 흔히 은행에서 쓰는 마이너스통장을 생각하면 됩니다.
원할 때 금액을 마음대로 대출받을 수 있는 마이너스 통장처럼, 우리나라 역시 원하면 미국의 달러를 원하는 때 바로 조달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실제로 통화스왑 체결은 외환시장을 안정화하는 데 많은 도움을 주었습니다. 우리나라는 1998년 외환위기 당시 환율이 급격이 치솟으면서 어려움을 겪었던 바 있습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환율이 한 때 1,440원을 넘어서는 등 급격한 인상이 있었지만 통화스왑이 진행된 이후 환율 상승은 누그러들어 1,100원대로 하락하며 안정화되었습니다.
특히 환율이 안정되면서 가장 많은 혜택을 본 곳은 바로 주식 시장입니다. 외국인들의 이탈이 줄어들고 여기에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선방한 국내 기업들이 주목을 받으면서 시장의 불안심리가 다소 완화되는 효과가 나타났습니다.
우리나라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 통화스왑에 이어 2008년 12월에는 중국인민은행, 일본은행과 통화스왑을 체결해 외환 시장 안정에 힘썼습니다.
중국인민은행과 계약기간 3년의 1,800억 위안 규모의 원/위안 통화스왑 계약이 체결되었고, 일본은행의 경우에는 2005년 5월 체결한 30억 달러 상당의 기존 원/엔 통화스왑 규모를 200억 달러 규모로 대폭 확대했습니다.
이 외에도 통화 재정정책적인 부분에서 한국은행은 금리를 5%에서 2%로 낮추고 적극적인 통화 정책을 집행했습니다.
또한 주식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한시적으로 상장 주식에 대한 공매도를 금지하고 자사주 일일 매입 한도를 확대해 자사주 매입을 통한 기업들의 주가 부양을 적극적으로 장려했습니다.
또한 증권 유관기관들을 통해 2008년 11월 5,150억 원 규모의 증시안정 공동펀드를 조성해 증권시장 안정화를 꾀했습니다.
채권 시장에서도 3년 만기 중도환매 금지 조건으로 국내 은행, 보험사, 증권사 등을 중심으로 10조 원 규모의 채권시장안정펀드를 조성하며 금융 시장 안정화에 적극적으로 나섰습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후유증은 없었나?
우리나라는 2008년에 성공적으로 글로벌 금융위기를 졸업한 모범생으로 통하지만, 그렇다고 후유증이 아예 없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KIKO 사태입니다.
많은 중소 기업들이 자금 운용 등을 위해 환율이 일정 범위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는 파생상품인 KIKO에 가입했는데, 환율이 급격히 치솟으면서 큰 피해를 입거나 일부는 도산하는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실제로 KIKO로 인해 매출 및 영업 이익은 흑자지만 파생상품 손실로 도산하는 기업이 발생하는 등 큰 경제적인 부분에서 큰 이슈가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에서 언급했듯이 상대적으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잘 극복했습니다.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상대적으로 재정여력을 충분히 쌓아 둔 데다, 당시 문제였던 외환 시장 역시 적극적인 통화스왑 활용으로 위기를 넘길 수 있었습니다.
특히 삼성, 현대차 그룹 등이 이 틈을 타고 시장을 확대하는 등 우리나라 기업들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영향과 교훈을 전반적으로 정리해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