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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은하면서도 우렁찬 종소리에 담은 송구영신(送舊迎新)
다양한 바람을 기원하는 타종
(2022년 12월 기사)

은은하면서도 우렁찬 종소리에 담은 송구영신(送舊迎新) 다양한 바람을 기원하는 타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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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년 12월 기사)

한해의 시작과 끝이 교차하는 순간의 이미지를 떠올릴 때 한국인들은 대개 보신각에서 진행하는 타종행사를 그릴 것이다. 그만큼 타종행사는 송구영신(送舊迎新)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행사이자 우리의 귀중한 전통문화다. 경건함과 설렘, 그리고 가슴 벅찬 느낌까지 그대로 전해지는 우렁차고 희망한 종소리, 타종의 울림 속에 젖어보자.

나라의 태평성대와 국민의 무병장수 기원

가장 대표적인 제야의 종 타종행사는 매년 12월 31일 서울시 보신각에서 올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맞이하는 의미를 담아 시민들과 함께 진행하는 것이다. 타종행사는 33번의 종을 치면서 크게는 국민의 건강과 행복, 평안, 국가 번영, 조국통일 등을 기원하고, 개인은 새해의 안녕과 행복을 소망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타종행사는 불교 사찰에서 섣달 그믐(除夕, 음력 12월 30일) 또는 대회일(大晦日)에 중생들의 백팔번뇌를 없앤다는 뜻으로 108번 종을 친 것에서 유래했다. 우리나라에서 제야의 종 타종식이 방송 매체에 첫 등장한 것은 1927년 2월 16일에 첫 방송을 시작한 경성방송국에서 특별기획으로 1929년 정초에 스튜디오 현장에서 종을 울려 방송한 것이 시초다.

종을 치는 스님 전경 사진

광복 이후 연말을 기해 울리는 제야의 종은 한국전쟁으로 소실된 보신각을 중건한 1953년 연말부터 시작되었다. 보신각종(보물 제2호)은 1468년(세조 13년)에 주조된 종으로 1984년까지 사용된 후 1985년에 새로 주조된 종을 사용하여 오늘날에 이른다. 종은 총 33번 치는데, 이는 보신각이 오경(새벽 4시)에 사대문이 열리는 것을 알릴 때 33번 타종한 것에서 유래되었다. 오경에 종을 치는 것은 파루(罷漏)라고 하여, 이는 불교의 수호신인 제석천이 이끄는 하늘의 삼십삼천(三十三天)에게 나라의 태평과 국민의 무병장수, 평안을 기원한다는 뜻이 담겨 있다.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고도의 주조기술을 자랑

우리나라의 범종은 예술적 경지에 이른 뛰어난 미학을 표현하고, 각종 기원을 담은 것으로 유명하다. 대표적인 것이 성덕대왕신종(聖德大王神鐘)이다. 이 종은 신라 경덕왕(景德王)이 부왕 성덕왕을 위하여 동 12만 근을 들여 주성(鑄成)하였으나 완성을 보지 못하고 돌아감에 다음의 혜공왕(惠恭王)이 뜻을 이어 완성하여 봉덕사(奉德寺)에 공양하였다. 에밀레종으로도 잘 알려진 성덕대왕신종은 국보로 지정되어 있으며 현재 국립경주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 종의 맨 위에는 소리의 울림을 도와주는 음통(音筒)이 있는데, 이것은 한국의 동종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독특한 구조이며, 종을 매다는 고리 역할을 하는 용뉴는 용머리 모양으로 조각되어 있다. 종 몸체에는 상하에 넓은 띠를 둘러 그 안에 꽃무늬를 새겨 넣었고, 종의 어깨 밑으로는 4곳에 연꽃 모양으로 돌출된 9개의 유두를 사각형의 유곽이 둘러싸고 있다. 유곽 아래로 2쌍의 비천상이 있고, 그 사이에는 종을 치는 부분인 당좌가 연꽃 모양으로 마련되어 있으며, 몸체 2곳에는 종에 대한 내력이 새겨져 있다. 특히 종 입구 부분이 마름모의 모서리처럼 특이한 형태를 가진 것이 성덕대왕신종의 특징이다.

성덕대왕신종 사진
오대산 동종 사진

한국의 범종 가운데 현존하는 것 중 가장 오래된 것은 강원 오대산(五臺山) 상원사 동종(上院寺 銅鐘:국보 36)이다. 상원사 동종은 맨 위에는 큰 머리에 굳센 발톱의 용이 고리를 이루고 있고, 소리의 울림을 도와주는 음통(音筒)이 연꽃과 덩굴 무늬로 장식되어 있다. 종 몸체의 아래 위에 있는 넓은 띠와 사각형의 연곽(蓮廓)은 구슬 장식으로 테두리를 하고 그 안쪽에 덩굴을 새긴 다음 드문드문 1∼4구의 악기를 연주하는 주악상(奏樂像)을 두었다. 네 곳의 연곽 안에는 연꽃 모양의 연뢰(蓮蕾)를 9개씩 두었다. 그 밑으로 마주보는 2곳에 구름 위에서 무릎 꿇고 하늘을 날며 악기를 연주하는 주악비천상(奏樂飛天像)을 새겼다. 비천상 사이에는 종을 치는 부분인 당좌(撞座)를 구슬과 연꽃 무늬로 장식하였다.

이런 양식의 종은 신라시대부터 고려시대에 걸쳐 제작되어 '한국종'이라는 학명으로 부르고 있을 만큼 그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는데, 세련된 외관과 더불어 고도의 주조기술은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공예품으로서도 확고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널리 알려진 명종(名鐘)으로는 오대산 상원사동종(725), 경주의 성덕대왕신종(771) 외에도 설악산의 선림원종(禪林院鐘:804), 남원의 실상사종(實相寺鐘:828)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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