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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선도가 부려 놓은 풍류의 유토피아
보길도
(2022년 11월 기사)

윤선도가 부려 놓은 풍류의 유토피아
보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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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신의 여행을 설계해 드립니다
    (2022년 11월 기사)
쌀쌀해지기 시작하는 계절입니다. 이 무렵 마음이 스산해지기 마련인데
사람이 적은 여행지에서 특별한 여행을 하면서 오래도록 반추할 추억을 만들었으면 합니다.
그런 여행지로 적합한 곳은 어디일까요?
세연정 표현 그림
윤선도원림과 세연정
동천석실 그림
동천석실
전복 그림
식사
곡수당 그림
낙서재와 곡수당
기차가 지나가는 가을배경
유교적 이상향을 구현한
한국 정원의 백미,
윤선도원림과 세연정
"간밤에 눈 갠 후에 경물(景物)이 다르구나 / 배 저어라 배 저어라 / 앞에는 만경유리(萬頃琉璃·끝없는 유리 바다)요 / 뒤에는 천첩옥산(千疊玉山·첩첩이 둘러싼 맑은 산)이로다 / 찌그덩 찌그덩 어여차 / 선계(仙界)인가 불계(佛界)인가 인간 세상이 아니로다"

고산 윤선도가 지은 한국문학을 대표하는 시조 <어부사시사> 중 겨울을 노래한 시다. 윤선도는 1637년(인조 15) 2월, 51세의 나이로 처음으로 보길도를 찾아 섬 입구에 정원을 가꾸고 연못과 정자를 만들었다. 그것이 지금까지 전해지며 한국 정원의 백미로 손꼽히는 윤선도원림과 세연정이다. 벼슬에서 물러나 자연에서 유유자적한 삶을 추구하고자 만든 이른바 윤선도의 유토피아를 구축한 것이다. 윤선도원림의 핵심으로 손꼽히는 세연정은 책을 읽고 뱃놀이도 하며 자연을 벗 삼아 지낸 곳으로 자연과 인공의 조화를 통해 자연과 사람이 하나되도록 한 윤선도의 안목과 성리학적 사상을 엿볼 수 있다.

성리학자이자 문인이었던 그에게 세연정은 늘 꿈꾸던 이상향이자 노년을 보낸 은거지였던 것이다. 세연정은 지금도 정자를 둘러싼 풍경과 연못을 바라보며 평화롭게 휴식을 즐길 수 있도록 개방되어 있다. 남다른 건축학적·미학적 감각을 가졌던 윤선도가 남겨준 위대한 유산인 세연정에 앉아 <어부사시사>의 시구를 떠올리며 휴식을 취해본다. 안빈낙도 하고자 한 윤선도의 마음에 닿기라도 한 듯 모든 번민에서 벗어나 오로지 평화와 풍경에 젖어드는 즐거움만이 마음에 자리한다. 윤선도원림과 세연정은 그야말로 실존하는 무릉도원 그 자체다.
  • 위치: 전남 완도군 보길면 부황길 57
  • 문의: 062-550-6637(윤선도 유적지)
세연정 사진(1) 세연정 사진(2) 세연정 사진(3)
가파른 산중턱 책 읽고
차 즐기는 집, 동천석실
세연정에서 벗어나 조금 가파른 산행길에 나선다. 목적지는 동천석실이다. 동천석실은 산중턱 바위 절벽에 지은 조그마한 전각으로, 동천은 산천으로 둘러싸인 경치 좋은 곳 즉 이상향을 상징한다. 윤선도가 만든 동천석실은 속세와 동떨어져 깊은 산중턱에 자리하고 있으니 그 의미와 위치가 절묘하게 맞아떨어진다. 동천석실에 이르는 길은 동백나무와 난대림이 깊이 우거져 있어 신비로운 기분에 오롯이 젖어 걸을 수 있다. 거리는 길지 않지만 돌이 많고 가팔라 다소 힘겨울 수 있는 길이지만 오묘한 숲의 풍경에 젖어 걷다 보면 어느덧 동천석실에 닿는다. 동천석실에 도착해 산 아래 펼쳐진 풍경을 보면 이곳 역시 윤선도의 이상향이었음을 실감할 수 있다.

윤선도는 이곳에서 책도 읽고 차도 즐기며 시간을 보냈다고 하니 선비를 위한 풍류의 공간으로 이만한 곳이 없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비록 두 명이 마주하고 앉으면 전부일 작은 공간이지만 윤선도에게 동천석실은 번잡하고 시끄러운 세상과 등지고 온전히 자신의 삶에 모든 것을 투영한 채 학문과 풍류를 즐긴 최고의 공간이었을 것이다. 웅장한 바위들 사이에 작지만 옹골찬 모습으로 자리한 동천석실에서 풍경을 눈에 담는다. 두고두고 기억할 평화로운 시간을 갈무리하며, 고산 선생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하산한다. 윤선도가 만든 유토피아, 보길도의 마지막 여정인 낙서재와 곡수당을 향해 걸음을 옮긴다.
  • 위치: 전남 완도군 보길면 부황리 산60-5
  • 문의: 062-550-6637(윤선도 유적지)
동천석실에서 찍은 사진(1) 동천석실에서 찍은 사진(2) 동천석실에서 찍은 사진(3)
책과 더불어 살아간 선비의 거처,
낙서재와 곡수당
윤선도와 하나된 듯 그가 남겨준 위대한 유산에 도취되어 닿은 곳은 윤선도가 기거한 낙서재와 그의 아들 윤학관이 살던 곡수당이다. 낙서재와 곡수당은 나란히 자리하고 있는데 동천석실과는 정면으로 마주한 위치이기도 하다. '책 읽는 즐거움'이라는 뜻을 품은 낙서재의 이름이 윤선도의 삶 자체를 그대로 담고 있는 듯한 낙서재. '보길도지'에 따르면 애초 이곳은 지형을 파악하기 어려울 정도로 수목이 울창했다고 한다. 낙서재 툇마루에 앉아 그토록 울창한 숲 속에 앉아 독야청청 책을 읽는 선비의 모습을 그려본다. 늦가을에도 시야에 들어오는 푸른 빛과 아스라히 보이는 동천석실.

관직에서 물러나 은거하듯 살아갔다고 하기에는 보길도에 부려 놓은 윤선도의 모든 흔적들이 감탄스러울 만큼 평화로울 뿐더러 학문의 깊이를 더한 행복한 시절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어디 그 뿐이랴. 낙서재 앞에 자리한 너른 거북 바위는 달을 감상하기 위한 공간이었다고 하니 윤선도는 이곳 보길도에서 왕도 부럽지 않은 삶을 누렸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낙서재에서 산책로를 따라 조금만 걸으면 닿는 곡수당 역시 수려한 풍경 사이로 물길을 내 사시사철 물소리를 들을 수 있는 집이었다. 이렇게 절묘하게 집의 이름을 작명한 두 부자의 재치에 미소가 지어질 지경이다. 차가운 바람이 오가는 풍경을 낙서재와 곡수당에 앉아 바라본다. 이곳은 정말 천국 그 자체다.
  • 위치: 전라남도 완도군 보길면 부황리 411
  • 문의: 062-550-6637(윤선도 유적지)
낙서재 사진 곡수당 사진
TIP. 놓치지 말아야 할 보길도의 비경
자갈소리 감미로운 해변, 예송리 해수욕장

보길도를 드라이브하다 보면 마주치게 되는 예송리 해수욕장은 해변이 자갈로 이루어져 있어 파도소리가 유난히 감미롭다. 해변을 둘러싼 소나무 숲 역시 해변의 운치를 더하기에 손색이 없다. 가만히 앉아 파도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물멍을 하노라면 진정한 평온함이 무엇인지 제대로 느낄 수 있다.

해수욕장 전경 사진
깎아지른 듯한 해변 풍경, 송시열 글쓴바위

보길도 끝자락에 어마어마한 바위들이 줄 서 있는 바닷가를 따라 가면 송시열이 글을 쓴 바위가 있다. 지금은 오랜 풍화작용에 깎여 글씨를 알아보기는 어렵지만 제주로 유배를 가는 길에 보길도에 들른 송시열이 참담한 심정을 바위에 새겼다고 한다. 글을 보지 못하더라도 수려한 풍경에 압도당할 수 있다.

송시열 글쓴바위 사진
바다 보양식 전복의 메카

보길도는 우리나라 대표적인 완도 양식장이다. 주민 대부분이 전복 양식업에 종사하면서 살고 있어 곳곳에서 양식장은 물론 전복을 판매하는 곳이나 전복전문 음식점을 만날 수 있다. 갓 건져 신선하고 살이 잘 오른 전복의 풍미를 느끼기에 더없이 좋은 곳이다.

전복 사진

메인 사진 출처: 한국관광공사(https://www.visitkore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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