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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비구비 흐르는 시간의 흔적을 좇다
고즈넉한 겨울 영월
(2021년 12월 기사)

구비구비 흐르는 시간의 흔적을 좇다
고즈넉한 겨울 영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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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년 12월 기사)
겨울이 시작되었습니다. 위드 코로나로 이제 일상의 제약도 조금 풀리기 시작했고, 그동안 못한 여행을 하면서 제 자신에게 치유의 시간을 선물하고 싶습니다. 조금 이르기는 하지만 겨울의 정취를 듬뿍 느낄 수 있는 여행을 떠난다면 어디가 좋을까요?
청령포와 장릉 그림
청령포와 장릉
한식 그림
식사
보덕사 그림
보덕사
요선암과 요선정 그림
요선암과 요선정
겨울 풍경 그림
비운의 왕으로 스러져간 단종을
향한 위로, 청령포와 장릉
영월은 단종을 빼놓고는 이야기할 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단종과 깊은 인연을 가지고 있다. 조선 역사상 가장 비운의 왕으로 손꼽히는 단종은 12세라는 어린 나이에 왕위에 오르지만 그의 숙부인 수양대군이 일으킨 계유정란으로 왕위를 선위하고 노산군으로 강등된 채 영월 청령포로 유배를 왔다. 권력의 희생양이었던 어린 단종이 유배와 육지의 섬 같은 곳에서 위리안치와 다름 아닌 쓸쓸한 삶을 살았던 청령포(명승 제50호). 강이 굽이쳐 흐르고 수백 년 동안 자리를 지켜온 아름드리 소나무와 위풍당당하게 서 있는 기암절벽 등 수려하기 그지 없는 풍경을 가진 청령포이지만 어린 나이에 유배되어 위태로운 삶을 이어나가야 하는 단종에게는 그저 창살없는 감옥같은 공간에 불과했을 것이다. 어린 단종이 한양을 그리워하며 시름을 달랬다는 노산대와 망향탑이 그대로 남아있고, 서글픈 단종의 삶을 고스란히 지켜봤다고 해서 관음송(觀音松, 천연기념물 제349호)이라 이름 붙은 소나무가 위엄 있게 서 있어 여행객의 시선을 멈추게 한다. 쓸쓸한 단종을 위로라도 하듯 가슴을 처연하게 만드는 묘한 기운으로 둘러싸인 청령포를 어린 단종과 벗하며 걷는 심정으로 둘러본다. 어린 단종이 후세의 위로로 평안하기를 바라며.
  • 청령포 위치: 강원도 영월군 영월읍 청령포로 133
  • 청령포 문의: 033-374-1317
청령포 전경 사진(1)
청령포 전경 사진(2)
걸음을 옮겨 단종이 영면한 장릉(사적 제196호)으로 향했다. 야사에 의하면 단종은 죽어 청령포를 휘감아 흐른 강에 시신이 버려졌으나 이를 마음 아파한 영월호장 엄홍도가 수습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종이 명예를 회복하는 데는 200년이 넘게 걸렸다. 숙종 7년(1681), 숙종은 그를 일단 노산대군으로 추봉한 뒤 숙종 24년(1698) 정식으로 복위했고, 묘호를 단종으로 종묘에 부묘했으며 능호를 장릉이라 했다. 능역은 홍살문, 정자각, 단종비각, 재실 등을 갖추고 있어 여타 왕릉과 다름없으나 세자 묘의 형식을 따르고 있다. 능역이 조성된 숙종 대에는 왕 단종이 아니라 세자 노산군이었기 때문이다.

다소 단출한 형태로 조성되기는 했으나 더없이 수려한 풍경을 한 장릉. 특이하게도 능침을 둘러싼 소나무가 모두 봉분을 항해 절을 하듯 묘하게 틀어져 있어 더욱 애틋함을 느끼게 한다.
  • 장릉 위치: 강원도 영월군 영월읍 단종로 190
  • 장릉 문의: 033-374-4215
장릉 전경 사진(1)
장릉 전경 사진(2)
동안거의 고요한 시간이
흐르는 천년고찰, 보덕사
눈 내린 겨울, 영월에서 만난 사찰 보덕사 역시 단종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곳이다. 신라 문무왕 8년(668) 의상조사가 지덕사라는 이름으로 세운 절이었던 이곳은 단종이 노산군으로 감등되며 유배될 때 노릉사(老陵寺)로 이름을 바꾸었다가, 단종의 능인 장릉의 원찰로 지정되면서 보덕사로 다시 개명되었다. 여러 번 이름이 바뀌는 사연을 담은 보덕사에는 정적이 흐리고 있었다. 겨울, 스님들의 동안거가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소담스럽게 눈까지 내린 보덕사는 동안거와 너무도 잘 어울리는 풍경이 펼쳐졌지만 스님의 동안거를 방해하지 않으려 경내를 두루 살펴볼 수는 없었다. 보덕사의 자랑인 극락보전과 목조아미타삼존불좌상은 직접 볼 수 없었지만 이곳에서 꼭 봐야 할 보덕사 해우소를 보내는 재미는 색달랐다. 1882년에 지어 140년이나 된 보덕사 해우소는 전통적인 사찰 해우소의 건축양식을 잘 갖추고 있다. 오래된 세월의 흔적이 그대로 엿보이는 고풍스러운 건축물이 해우소라는 사실에 함박웃음을 터뜨리며 즐거운 여행의 추억을 갈무리 할 수 있다.
  • 위치: 강원도 영월군 영월읍 보덕사길 34
  • 문의: 033-374-3169
보덕사 전경 사진(1)
보덕사 전경 사진(2)
보덕사 전경 사진(3)
자연이 빚은 신비로운 풍경과의
조우, 요선암과 요선정
지질학적으로도 독특한 지형을 가진 영월은 곳곳에 특이한 지형을 많이 가지고 있다. 그중 대표적인 장소가 바로 요선암(천연기념물 제543호)과 요선정이다. 영월의 강줄기 중 하나인 주천강 일대 약 200미터 구간에서 관찰할 수 있는 다양한 모양과 크기의 돌개구멍(포트홀)이 있다. 돌개구멍은 하천을 흐르는 유수에 의해 운반되던 자갈 등이 오목한 하상의 기반암에 들어가 소용돌이와 함께 회전하면서 기반암을 마모시키며 생겨난 지형으로 요선암 주변에 집중적으로 발달해 있다. 요선암(邀仙岩)은 신선을 맞이하는 바위라는 의미인데 조선시대의 문예가인 양사언이 평창군수로 재직하던 시절, 이곳의 경치를 즐기면서 암반 위에 '요선암'이라는 글자를 새겨 놓았다고 알려졌다.

신비로운 풍경을 감상하고 강줄기가 내려다보이는 산을 조금 오르면 요선정에 닿는다. 요선정은 단종을 복위한 숙종과 인연이 있는 곳으로 숙종이 영월 유배길에 대해 묻다가 정월에 빙허, 청허양루시(憑虛, 晴虛兩樓詩) 한수를 써서 당시 강원감사에게 내린 어제어필 시문을 주천현루인 청허루에 간직한 것이 시작이다. 이후 청허루가 화재로 소실되자 영조가 선왕의 시문을 그 자리에 보존하고자 다시 어제시를 써 중건된 창허루에 봉안했다. 그러나 창허루는 세월에 쇠락해 무너졌고 민가에서 보존하던 임금의 보묵(寶墨)을 봉안하고자 세운 정자가 바로 요선정이다. 주천강의 강줄기를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요선정은 조선 왕들과 각별한 인연을 품고 세워져 지금에 이르고 있다. 굽이쳐 흐르는 주천강과 더불어 오랜 세월 자리를 지키며 옛 시절을 더듬어보게 하는 공간이다.
  • 위치: 강원도 영월군 무릉도원면 도원운학로 13-39
  • 문의: 033-370-2541
    (영월군청 문화관광체육과)
요선암과 요선정 전경 사진
TIP. 영월에서 꼭 둘러봐야 할 또 다른 여행지
젊은 달 와이파크

영월의 핫플레이스로 부상한 젊은 달 와이파크는 다양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전시공간으로 관람객들을 에스코트 해주는 듯 입구에 웅장하게 서 있는 붉은 대나무를 상징화한 조형물이 인상적이다. 총 10개 구역으로 구성한 거대한 미술관이자 대지미술공간으로 예술적인 감성을 충족할 수 있다.

젊은 달 와이파크 전경 사진
별마로 천문대

청정한 자연환경을 갖춘 덕분에 수많은 별자리를 관측할 수 있는 별마로 천문대는 해발 800미터 봉래산 정상에 있다. 시민 천문대로는 최대인 80cm급 반사망원경이 설치된 주돔과 보조망원경 10대를 갖춘 슬라이딩돔, 지름 11m의 플라네타리움돔을 갖추고 있다.

별마로 천문대 전경 사진
사진출처: 별마로 천문대 공식홈페이지
강원도의 별미들

영월 서부시장은 영월을 대표하는 전통시장이다. 이곳에서는 강원도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별미가 풍성하다. 메밀전병과 메밀부침개, 올챙이국수 등 별미를 부담없는 가격에 맛볼 수 있다.

묵국수 사진

댓글목록

김원님의 댓글

김원

어렸을 때, 시골에 살았는데, 영월의 눈내린 풍경이 어렸을때 봤던 시골의 풍경을 보는 것 같아 뭔가 마음이 짠하네요.

권태헌님의 댓글

권태헌

보덕사 해우소
전 세계적으로 화장실이 문화재로 인정받는곳은 우리나라 밖에 없을 듯하네요.
사소한 것 까지 배려를 한 우리 조상들의 지혜가 돋보이는 곳이네요.

축하님의 댓글

축하

왠지 씁쓸하고  외로운 영월  .동강 서강

김영국님의 댓글

김영국

숨겨진 역사의장소를 소개해서 짧은 시간이나마 많은것을 보고가유~
수고하셨습니다.고맙구유~

엄동규님의 댓글

엄동규

영월은 유서 깊은 곳입니다. 엄홍도 시조의 충절을 다시 한번 생각하며 나라가 어려운 이 때에 엄홍도 시조 같은 충신이 많이 나와서 나라를 구해야 하겠어요!

강인규님의 댓글

강인규

유서 깊은 영월 소개, 아직 가보지 않은 곳이라 더 흥미롭게 기사를 읽었네요. 한 번 가봐야 할 듯 하네요.

최경남님의 댓글

최경남

겨울이라는 추운계절을 맞이하는 마음 한편에 두렵지는 않지만, 조금은 무섭다고 해야 하나 하는 그런 마음이 있는데 이렇게 여행지를 알려 주면서 따듯한 마음을 알려 주니, 겨울에 수북히 쌓인 눈처럼 포근하고 따듯한 햇살이 내래는 날씨를 연상 시켜 반가운 마음이 생겨 겨울 놀이를 찾게 됩니다.
수고 하셨습니다.